
서울 아파트값이 추석 연휴를 낀 2주 동안 0.5% 넘게 올랐다. 한강과 인접한 일부 자치구는 1%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책을 서둘러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꼽힌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2주 전보다 0.54% 상승했다. 지난주는 추석 연휴로 발표를 건너뛰었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0.27%씩 오른 셈이다. 2월 이후 37주 연속 상승이다.
정부의 6·27 대책(대출 규제)과 9·7 대책(공급 대책)에도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달은 첫째주 0.08%에서 마지막주 0.27%까지 매주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후 추석 연휴가 이어졌지만,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소식에 현장은 급하게 집을 사려는 발길로 분주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연휴 전후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며, 재건축을 추진하거나 주거 환경이 좋은 단지를 중심로 매물이 소진되고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강과 접하고 서울 중심과 가까운 이른바 한강 벨트는 급등했다. 성동구는 2주 동안 1.63% 올랐다. 광진(1.49%), 마포(1.29%), 송파(1.09%), 양천(1.08%), 강동(0.85%), 용산(0.80%) 등도 마찬가지였다. 매매가가 높고 이미 강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던 서초(0.45%)와 강남(0.31%)도 눈에 띄게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막힐 것이란 소식에 지방에서도 마지막 기회를 노리고 대거 올라왔다”며 “그 과정에서 가격이 1억원 넘게 뛰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단지’ 전용 51㎡는 지난 14일 2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최고가(16억4000만원)보다 4억2000만원 올랐다. 마포구 ‘마포그랑자이’ 59㎡는 한 달만에 1억원 넘게 뛰며 신고가인 23억원에 손바뀜했다.
마포구 ‘래미안웰스트림’ 84㎡는 2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보름 전보다 4억8500만원 오른 것은 물론 지난 5월 최고가(23억4000만원)보다도 3억3000만원 높다.
경기 주요 지역에서도 규제를 앞두고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성남 분당(1.53%), 과천(1.17%), 광명(0.62%), 안양 동안(0.58%), 하남(0.56%), 용인 수지(0.35%) 등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