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요동치는 가운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전용면적 40㎡ 전후 소형 아파트들이 줄줄이 신고가를 쓰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진입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는 지난달 13일 16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6월만 해도 12억~13억원에 거래되던 주택형이 이른바 ‘평당 1억’을 훌쩍 넘겼다. 리센츠 전용 27㎡는 약 12평으로 방 한 칸, 거실 하나로 이뤄진 초소형 주택이다. 총 5563가구 규모 단지에서 전용 84㎡(3590가구) 다음으로 많은 868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강남 3구의 다른 단지에서도 초소형 아파트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2단지’ 전용 38㎡는 지난달 1일 15억9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꾸준한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3월 1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한 전용 40㎡는 지난 7월 16억4000만원으로 다시 몸값을 올렸다. 총 9510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서도 처음으로 '평당 1억'을 쓴 것은 초소형 단지다. 전용 39㎡가 지난 7월 16억3000만원에 신고가로 손바뀜했다.
한강벨트 주변 아파트에는 20억원 넘긴 곳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49㎡는 지난달 17일 27억3000만원(12층)에 손바뀜했다. 공급면적 3.3㎡당 1억4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 6월 말 21억4000만원에 거래된 성동구 ‘트리마제’ 전용 35㎡는 21억~23억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뛰면서 이른바 면적 이동을 통한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시행된 DSR 3단계도 영향을 줬다. 대출 가능액이 줄어들면서 입지는 유지하고 주택 규모를 축소해 매수하는 ‘다운사이징’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청약 시장에서는 이미 ‘국평’의 기준이 전용 59㎡로 내려가는 모양새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말 모집공고 기준까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에서 전용 59㎡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9.2 대 1로, 84㎡ 경쟁률 5.5 대 1의 3배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59㎡가 28.3 대 1, 84㎡는 4.8 대 1로 경쟁률 격차가 더 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지어진 아파트는 구조 설계 측면에서 우수해 작아도 크게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핵심지의 시세 상승 기대까지 반영하면 1~2인 가구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