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값이 35주째 상승했다. 이른바 '한강 벨트'로 불리는 성동·마포·광진구 등을 비롯해 서울 곳곳에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6·27 가계대출 관리 방안’과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 등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세는 더 거세지고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27% 올랐다. 4주 연속 상승폭을 확대(0.08%→0.09%→0.12%→0.19%→0.27%)했다.
오름세를 주도한 건 성동·마포·광진구 등 한강 벨트다. 성동구는 0.78% 뛰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정부의 공급 대책 발표 뒤 이날까지 성동구에서 이뤄진 신고가 경신 사례는 31건이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이뤄진 신고가 거래(308건) 10건 중 1건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 거래된 아파트는 상왕십리동 ‘텐즈힐(2단지)’로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3일 18억9000만원(14층)에 손바뀜했다.
마포구는 이번주 0.69%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공덕·도화동 중소형 위주로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지난달 23일에만 2곳이 1억원 이상 오른 신고가를 기록했다. 도화동 '우성' 전용면적 141㎡(3층)가 전고점 대비 1억원 오른 20억2000만원, 현석동 '강변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17층)가 이전 신고가보다 1억2000만원 오른 17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광진구(0.35%→0.65%)는 구의·광장동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용산구(0.28%→0.47%), 중구(0.27→0.40%) 등 도심권도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난 22일 원효로4가 '한강수' 아파트 전용 121㎡(5층)는 이전 최고가보다도 3억1000만원 오른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권은 대단지와 역세권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송파구(0.35%→ 0.49%) 강남구(0.12%→0.20%) 서초구(0.20%→0.24%) 모두 상승세가 지속됐다.
양천구(0.28%→0.39%), 영등포구(0.24%→0.32%)도 전주 대비 강세 흐름을 보였다. 이날 영등포구에서는 이전보다 7억원 올라 신고가를 갈아치운 사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동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여의도동 ‘여의도롯데캐슬아이비’ 중간층 정도의 전용면적 174㎡가 최근 전고점인 23억5000만원 대비 7억원 오른 30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고 전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 0.12% 상승했다. 경기 성남 분당구(0.64%→0.97%)가 가장 많이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정자·수내동 구축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오른 영향이라고 입을 모았다. 과천시는 0.54%, 성남 수정구는 0.40% 올랐다. 하남(0.27%), 광명(0.30%) 등에서도 강세를 나타냈다.
지방 아파트값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울산은 0.06% 올랐고, 전북 0.05%, 충북이 0.03% 상승했다. 반면 대전(-0.04%), 대구(-0.04%), 제주(-0.05%)는 하락했다.
서울 전셋값은 이번주 0.12% 올라 지난주(0.0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초구 전셋값은 0.34% 뛰어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송파구(0.32%), 강동구(0.27%), 광진구(0.24%) 등도 강세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집값 상승세를 꺾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에도 시장은 여전히 공급 부족과 인기 지역 선호 현상에 반응하고 있다”며 “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서울·수도권 인기 단지의 상승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