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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이지만 결국 수요의 힘이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시리즈를 통해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와 함께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 단지의 동향을 포착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준(準)서울로 꼽히는 경기도 광명의 새 아파트 분양가가 전용면적 84㎡ 기준 16억원에 달했는데도 분양 성적이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 가격은 3년 전 분양한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분양가보다 무려 3억원이 높습니다.

1일 아파트 종합정보 앱(응용프로그램) 호갱노노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2일~28일) 기준 방문자 수 1위 단지는 광명시 철산동에 들어설 예정인 '철산역자이'입니다. 무려 4만4751명이 단지를 살펴보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광명12구역을 재개발해 선보이는 철산역자이는 지하 7층~지상 최고 29층 19개 동 총 2045가구로 조성됩니다. 이 가운데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전용 39~84㎡ 650가구를 일반에 분양했습니다.


먼저 청약 성적을 살펴보면 철산역자이는 전날 313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했는데 총 1만1880명이 신청했습니다. 평균 경쟁률은 37.95대 1입니다. 분양가가 높았던 전용 84㎡A·B·C는 각각 23.83대 1, 10.25대 1, 23대 1 등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용 49㎡ 12.85대 1, 전용 74㎡A 11.76대 1 등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지난 29일 진행한 특별공급도 양호한 성적이 나왔습니다. 277가구를 모집하는 특공(기관 추천분 제외)에는 모두 6194명이 몰렸습니다. 53가구를 모집하는 생애최초에 3891명이 몰려 73.41대 1의 경쟁률이, 144가구를 모집하는 신혼부부에도 1965명이 몰려 13.64대 1의 경쟁률이 나왔습니다. 이틀간 이 단지를 분양받기 위해 몰린 청약자만 1만8074명입니다.

분양가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 책정됐습니다. 전용면적별 분양가(최고가)는 △ 39㎡ 5억7400만원 △49㎡ 7억9100만원 △59㎡ 11억6800만원 △74㎡ 13억6000만원 △84㎡ 15억7600만원입니다. 전용 84㎡는 부대비용을 더하면 16억원이 넘어섭니다.

2023년 광명에서 분양했던 '광명센트럴아이파크' 분양가는 △전용 59㎡ 8억9900만원 △전용 75㎡ 10억9900만원 △전용 84㎡ 12억7200만원이었고, 지난해 1월 분양했던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 분양가는 △전용 59㎡ 9억200만원 △전용 71㎡ 10억3900만원 △전용 84㎡ 12억3500만원이었습니다. 불과 1~2년 만에 광명 내에서만 3억원가량 오른 셈입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이 돈이면 2022년 '둔촌주공'에 넣고도 3억원이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지금 광명도 16억원에 분양하는데 이마저도 놓치면 수년 뒤엔 광명이 20억원에 분양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분양가가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철산역자이는 청약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셈입니다. 분양 시장에서 '집값은 오늘이 제일 싸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분양받으려는 청약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철산역자이는 서울 지하철 7호선 철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아파트입니다. 서울 강남을 비롯한 주요 업무지역으로 접근성이 좋습니다. 오리로, 철산로, 안양천로, 서부간선도로 등 도로교통이 잘 형성돼 있어 대중교통이나 차량을 이용한 다른 지역 이동도 수월합니다.

교육환경과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광덕초등학교가 단지와 바로 인접하며, 광명중·광명고 등은 도보로 통학할 수 있습니다. 철산역 주변으로 형성된 학원가 이용도 편리합니다. 도보거리에 광명시청, 광명시민회관, 광명세무서, 광명경찰서, 수원지방법원 등 관공서가 밀집해 있고 철산로데오거리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성애병원, 광명시민운동장, 광명전통시장, 세이브존 등도 가깝습니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15일입니다. 정당계약은 27~29일 3일간 진행합니다. 입주는 2029년 5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