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23억이 순식간에 26억 넘었다…들썩이는 '이 동네' 어디길래

2025.09.26 13:54

서울 마포·성동·광진구 등 한강 벨트 집값이 치솟고 있다. 정부의 추가 부동산 규제 우려에 지방 투자자들은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을 맺으려 하고, 집주인들은 계좌번호를 주지 않으며 가격을 높이는 모양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2일) 서울 아파트 가격은 0.19% 오르면서 전주(0.12%)보다 한층 가파르게 올랐다. 이달 첫 주 0.08%까지 위축됐던 서울 집값 상승률은 급격히 달궈진 시장 분위기에 △0.09% △0.12% △0.19%로 3주 연속 확대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동구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주간 집값 상승률이 0.15%까지 위축됐던 성동구는 9·7 공급대책에 힘입어 상승 폭을 키우더니 이달 넷째 주에는 금호·행당동 역세권 위주로 0.59% 상승했다. 개별 거래를 살펴보면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6·27 대출 규제 이전으로 돌아간 곳이 상당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금호동 '이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 전용면적 84㎡는 지난 19일 23억원(20층)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6·27 대출 규제 직전 기록한 이전 최고가 21억5000만원(21층)을 넘어선 것이다.


인근 '신금호파크자이'는 전용 59㎡에서 연이어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지난 6월 21일 18억원(16층)에 거래된 이후 규제 여파에 지난달 17억원(13층)까지 내려갔지만, 이달 1일 18억1400만원(10층)으로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18억6000만원(9층), 19일에는 18억8000만원(14층)으로 신고가를 거듭 갈아치웠다.

상왕십리동 '텐즈힐' 전용 59㎡도 지난 18일 16억4500만원(7층)에 손바뀜돼 이전 최고가인 지난 6월 16억500만원(4층)을 제쳤다. 성수동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 전용 59㎡도 지난 20일 29억8000만원(14층)에 새 주인을 맞으며 이전 최고가 대비 1억3000만원 오른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어 마포구가 성산·공덕동 위주로 0.43% 오르며 강남을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 17일과 19일 각각 21억5000만원(10층, 6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고 용강동 '이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20일 이전 최고가보다 3억원 뛴 26억5000만원(8층)에 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 단지나 대단지, 역세권 등 선호도가 높은 단지마다 매수 문의가 늘어났다"며 "호가와 실거래 가격이 모두 상승하며 서울 집값이 재차 상승 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열기는 이보다 한층 뜨거웠다.

마포구 아현동 A 공인중개 관계자는 "정부의 9·7 공급 대책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크게 늘자 '신고가 아니면 안 팔겠다'며 계좌번호를 주지 않는 집주인이 급증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성동구 옥수동 B 공인중개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에 매수해야 한다는 지방 투자자가 많다"며 "특히 전세를 낀 갭투자 매물이 나오면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부터 보내는 경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성동구와 마포구 외에도 광진구가 자양·광장동 학군지 위주로 0.35% 올랐고 송파구가 잠실·가락동 위주로 0.35% 뛰었다. 강동구는 암사·명일동 위주로 0.31%, 용산구와 양천구는 각각 이촌동·원효로4가와 신정·목동 위주로 0.28% 뛰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9% 오르며 전주(0.07%) 대비 상승 폭이 가팔라졌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방이·잠실동 위주로 0.26%, 서초구도 잠원·반포동 위주로 0.25% 뛰었다.

강동구도 암사·고덕동 위주로 0.16% 올랐다. 마포구는 성산·공덕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0.14% 상승했고 광진구와 양천구도 각각 자양·광장동과 목·신정동 역세권 위주로 0.13%씩 오름세를 보였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거듭 오르는 가운데 역세권과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에서는 상승 계약이 꾸준히 체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오세성

이 정보가 유익했다면 소중한 사람들과 나눠보세요.

올해 종부세는 얼마일까?
세무서 방문 없이 예상세금 무료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