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공매

'24억' 잠실 아파트, 경매서 팔린 가격이…"이례적 상황"

2025.09.15 13:38

정부가 최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9·7 부동산 대책)에서 수도권 주택 매매사업자 대출을 걸어 잠그기로 하면서 경매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사업자 대출을 이용한 경매 참여자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대출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강남권 고가 아파트 시장의 수요는 견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 8일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감정가(24억9000만원)보다 8억7999만원 비싼 33억6999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35%다. 경매에는 총 27명이 몰렸다. 리센츠는 잠실 3대 대장 단지로 불리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중 하나다. 이번 낙찰가는 지난달 기록한 일반 매매 최고가(34억4000만원)와 7000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같은 날 송파구에서 이뤄진 잠실동 현대아파트 전용 84㎡는 감정가 14억원의 118%인 16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13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낙찰됐다.

수도권 매매사업자 대출 제한이 시행된 후 열린 첫 경매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40.3%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낙찰률도 18.8%를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권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려 고가 아파트도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매매사업자 대출은 법인이나 개인사업자가 경매로 주택을 낙찰받을 때 활용하던 자금 조달 창구다. 기존에는 규제지역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 30%, 비규제지역은 60%까지 적용받아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8일부터는 규제지역과 수도권의 경우 LTV 0%가 적용돼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매매가 10억원 안팎의 물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과 경기·인천 등에서는 낙찰가가 낮아지고 경쟁률도 당분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 실수요자와 자기자본 동원이 가능한 사람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이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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