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서남부의 교통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의 개통이다. 월판선의 수혜지역으로는 시흥 등 경기도 서부가 거론된다. 판교에 속해있으면서도 지하철 등의 부재로 외면받던 서판교 부동산시장 역시 변화가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판교도 역세권 된다
‘월판선’은 시흥·광명·안양·의왕·성남 등 경기 서남부권을 가로지르는 총길이 39.8㎞의 일반철도다. 총사업비는 약 2조665억원으로, 전액 국비로 투입된다. 2023년 말 전 구간이 착공해 2029년 전후를 목표로 준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기준 공정률은 8.5%다.

월판선이 개통되면 동판교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서판교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질 수 있다. 서판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과 운중동 일대를 지칭한다. 분당-내곡 고속화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서쪽에 있다. 새 아파트가 몰려있는 대장지구와는 같은 생활권으로 묶여있다.
판교에 붙어있으면서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이 좋지 않았던 지역이다. 특히 경부고속도로 및 낙생대공원으로 동판교와 단절돼 있어 우회가 불가피하다. 500m에 불과한 거리를 2㎞ 가까이 우회하면서 차량정체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강남역까지 광역버스로 40분, 판교역까지 마을버스로 20분 거리지만 막히면 시간이 더 소요된다.

월판선이 개통되면 동판교까지 한 정거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뿐만 아니라, 판교 테크노밸리와 연계돼 수도권 서남부에서 판교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교통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운9·10·13단지 등 주목
신설되는 서판교역은 운중동 일대 판교신도시 서 측 경계점에 예정돼 있다. 이른바 서판교 신도시 지역인 산운마을 4~13단지 주민들이 지하철을 활발하게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 역에서 가까운 단지는 산운9단지노블랜드와 10단지 로제비앙이다. 다만 두 단지 모두 300가구 미만의 소단지라 거래가 많지는 않다. 10단지 로제비앙은 전용 59㎡ 호가가 14억원대 형성돼 있다. 올해 2~3월에는 13억원가량에 거래가 이뤄졌다.

산운마을에서 가장 큰 대단지는 산운마을13단지 데시앙으로 총 1396가구다. 2010년 입주해 올해로 16년 차다. 동 간격이 넓고 가구당 주차 수도 1.5대로 전체적으로 쾌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주변에 산운초, 운중초, 운중고가 가깝고 서판교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학원가가 대로변에 있다. 신설될 지하철역까지 도보 10분이 걸리고 단지 주변 편의시설도 많지 않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13단지 데시앙은 전용 84㎡ 호가가 14억원대다. 직전 거래는 지난 6월로 26층이 13억6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교 제3 테크노밸리가 본격화하는 등 꾸준한 직주근접 수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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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