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강남 바로 옆 동네 아파트, 최고가 찍더니…'뜻밖의 상황'

2025.08.27 14:08

서울 핵심지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딱 붙어 경기도 내에서 주목받았던 하남 부동산 시장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다시 몰리고 있다.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집값이 높은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옆세권'으로 눈을 돌리면서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감이동 '힐스테이트포웰시티(932가구·2020년 입주)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9일 13억7000만원에 거래돼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동에 있는 '감일스타힐스' 전용 84㎡도 지난 18일 11억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감일동에 있는 '감일금강펜테리움센틀러파크' 전용 84㎡ 역시 지난 6일 10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최고가를 찍었다.

감일지구는 하남시 감일동과 감이동으로 돼 있다. 감일동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오금동과 붙어있고 감이동은 송파구 마천동과 맞닿아있다. 무엇보다 하남 내에서 서울과 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깝다. 다만 유일한 단점은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감일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감일지구로 넘어오는 수요는 대부분 서울 송파구나 서울 강동구 수요"라면서 "대출 규제로 서울에 있는 집을 사기 어려워지면서 서울과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은 낮은 감일지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 내에서 대표적으로 살기 좋은 미사강변도시 시장 분위기도 양호하다. 망월동에 있는 '미사강변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4억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 6월 거래된 12억5000만원이었는데 이보다 1억5000만원 상승했다.

같은 단지 전용 74㎡도 지난 16일 11억45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 면적대는 지난해 10월 10억7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보다 7000만원 더 올랐다.

망월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대출 규제 전후로 집을 정리한 실수요자들 가운데 자금이 부족해 내 집 마련을 못한 실수요자들이 미사강변도시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미사강변도시는 서울 강동구와 붙어 있어 관심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하남 구도심으로 나뉘는 풍산동, 덕풍동, 신장동 등에 있는 단지들도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풍산동에 있는 '미사강변브라운스톤엔에이치에프' 전용 74㎡는 지난달 9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면적대 최고가 거래다.

덕풍동에 있는 '하남풍산아이파크(1단지)' 전용 100㎡는 지난달 10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가 10억9000만원과 불과 6000만원 차이다. 신장동 '에코타운2단지' 전용 83㎡도 지난 7월 8억4000만원에 팔렸는데, 2021년 3월 기록한 최고가 8억5000만원과 비교해 1000만원 차이다.

풍산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사강변도시 집값이 오르면서 덩달아 하남 구도심까지 영향을 받았다"며 "대출 규제 전까지 집값이 조금씩 오르면서 지금은 소강상태"라고 귀띔했다.


시장 분위기는 양호하지만 거래 자체는 뜸한 편이다.

감일동에 있는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감일지구의 경우 아파트 단지들이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없고 매물이 많지 않아서 매수 문의는 많은 편이지만 매물이 없다"고 말했고, 망월동에 있는 E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매수인과 매도인 간의 가격 눈높이가 너무 차이가 난다. 당장 입주할 수 있는 매물도 많지 않아 거래는 한산한 편"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런 흐름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집값은 8월 셋째 주(18일) 기준 0.16% 상승했다. 24주 연속 상승 중이다. 올해 들어 2.18% 상승했다. 전셋값도 오름세다. 하남시 전셋값은 8월 셋째 주 0.23% 뛰었다. 전셋값 역시 올해 들어 2.71% 상승했다.

매물은 많지 않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하남시 전체 매물은 전날 기준 3518건이다. 연초 3849건보다 331건(8.59%) 급감했다. 전세 물건도 같은 기간 722건에서 186건으로, 월세도 322건에서 131건으로 급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이송렬

이 정보가 유익했다면 소중한 사람들과 나눠보세요.

올해 종부세는 얼마일까?
세무서 방문 없이 예상세금 무료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