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22억에 들어왔는데 옆집은 11억"…잠원동 새 아파트 '대혼란'

2025.08.22 14:20

2달째 입주가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3307가구)에 흔들렸던 서초구 전셋값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초구 전셋값은 0.02% 하락했다. 전주(-0.1%)보다 낙폭이 줄어들었다. 서초구 전셋값은 지난 3월 마지막주(31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1주 연속 내림세다. 이 기간에만 1.48% 하락했다. 다만 이번 주 낙폭은 전주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 부동산과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메이플자이에서 '국민평형(국평)'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입주장 전에는 16억~17억원 수준에 형성됐다. 하지만 입주장이 시작되면서 실제로 거래되는 전셋값은 14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정부가 6·27 대책을 통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막은 영향이다. 통상 입주장엔 집주인이 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낸다. 하지만 이번 대출 규제로 세입자가 대출받은 돈으로 잔금을 내는 것이 어려워졌다.

규제로 전셋값은 양분화됐다. 당장 잔금을 내야 하는 집주인들의 경우 전셋값은 11억원까지 낮춰 세입자를 찾고 있다. 이 경우 세입자가 11억원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반대로 자금 여유가 있는 집주인은 보유한 현금으로 잔금을 내고 완납 증명서를 받아 전셋값을 높여서 내놓고 있다. 이 단지 전용 84㎡ 전셋값 최고가는 22억원까지 나왔다.

메이플자이 인근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잔금을 낸 집주인과 그렇지 못한 집주인들이 내놓은 전셋값이 크게 갈라졌다"며 "당장 잔금을 내야 하는 집주인들은 최대한 낮게, 잔금을 납부한 집주인은 높게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셋값이 워낙 높아지다 보니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물건이 많이 늘어났다"며 "초반에 전셋값이 많이 내렸지만 어느정도 시세가 형성되면서 바닥을 다지는 중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서초구를 제외한 동남권 전셋값은 여전히 상승 중이다. 송파구는 잠실동과 방이동을 중심으로 0.16% 올랐고, 강동구(0.14%)는 고덕동과 강일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동작구(0.08%)와 광진구(0.07%), 성북구(0.06%), 서대문구(0.05%) 등 서울 대부분의 자치구 전셋값은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일부 지역에선 전셋값이 여전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역세권과 대단지 등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단지를 중심으론 전세 물건이 부족한 현상이 계속되면서 서울 전셋값은 상승했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은 상승 폭이 줄었다. 이번주 서울 집값은 0.09% 상승해 전주(0.1%)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서울 집값은 정부의 대출 규제 이후로 상승 폭이 둔화하는 양상이다.

송파구(0.29%)는 신천동과 문정동 있는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서초구(0.15%)는 반포동과 서초동 위주로, 성동구(0.15%)는 금호동과 성수동 중소형 단지에서 집값이 올랐다. 강남구(0.12%)는 대치동과 개포동 선호 단지에서, 용산구(0.1%)는 이촌동과 이태원동에서, 양천구(0.1%)는 목동과 신정도 대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뛰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신축과 재건축 추진 단지 등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단지에서 국지적으로 상승 계약이 맺어지면서 집값이 오르고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론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전주 대비 상승 폭은 줄었다"고 진단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이송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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