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정부가 내놓은 초강력 대출 규제에 위축됐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수요가 줄었지만 재건축, 역세권, 학군지 등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관심이 커지고 있단 분석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집값은 전주보다 0.14% 올라 전주(0.12%) 대비 소폭 상승했다.
지난 6월 마지막 주(30일) 기준 0.4% 상승률을 보였던 서울 집값은 7월 첫째 주(7일) 0.29%, 둘째 주(14일) 0.19%, 셋째 주(21일) 0.16%, 넷째 주(28일) 0.12% 등 대출 규제 이후 상승 폭이 한 달 동안 둔화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송파구가 0.38%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주공아파트 5단지' 전용면적 82㎡는 지난달 15일 45억2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해 들어 최고가다. 지난 1월만 해도 이 면적대는 32억7500만원에 거래가 됐는데 7개월 만에 13억원가량이 뛰었다.
같은 동에 있는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14일 34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고, ‘잠실엘스' 전용 84㎡도 지난달 12일 34억3000만원에 팔려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성동구 집값도 0.33% 상승했다. 금호동과 옥수동이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광진구(0.24%)는 구의동과 광장동 학군지 위주로, 용산구(0.22%)는 문배동과 서빙고동 중심으로, 양천구(0.18%)는 목동과 신정동 위주로 뛰었다. 이 밖에도 서초구(0.16%), 강남구(0.15%), 마포구(0.14%) 등도 집값이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이슈가 있는 단지, 역세권, 학군지 등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단지들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있고 상승 거래로 잇달아 체결되고 있다"며 "다만 전반적으로 매수 관망세는 여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 전셋값은 0.05% 올라 전주(0.06%)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전셋값은 지역별로 혼조세다. 송파구(0.16%)는 잠실동과 가락동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뛰었고, 강동구(0.15%)도 천호동과 성내동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강서구(0.1%)는 화곡동과 가양동이 전셋값 상승을 견인했다.
용산구(0.07%)는 이촌동과 문배동에서, 광진구(0.07%)는 자양동과 구의동 주요 단지에서, 도봉구(0.06%)는 쌍문동과 방학동 위주로, 강북구(0.05%)는 미아동과 번동 역세권 단지 전셋값이 상승했다.
다만 서초구(-0.1%)는 여전히 약세다. 잠원동과 방배동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내리고 있다. 입주 물량 영향 때문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역세권과 학군지 등을 중심으로 전세 물건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다만 입주로 공급이 단기적으로 늘어난 곳과 구축에서 수요가 줄어들면서 일부 지역은 전셋값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