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의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 지원 확대와 분양가 규제 완화, 과도한 기부채납 축소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공주택 분야에서는 택지 조성 기간 단축, 민간 참여 공공주택 사업 확대,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 등이 공급 확대 방안으로 거론됐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의 인허가 기간을 줄이고 조합 갈등을 조율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주산연은 강력한 대출 규제(6·27 부동산 대책)로 서울 강남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연구실장은 이에 대해 “대출 규제에 따른 가격 안정세는 3~6개월이면 끝날 수 있다”며 “하반기부터 1기 신도시와 서울 인기 지역의 재건축이 활성화되면서 재건축 단지에서 촉발된 상승세가 인근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 공급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주산연의 분석이다. 주산연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간 연평균 31만 가구의 주택이 착공했다. 2017~2021년 연평균 착공 실적(52만 가구)에 크게 못 미친다. 3년간 누적 공급 부족 물량이 63만 가구에 달하는 셈이다.
주산연은 민간·공공 부문의 공급 활성화로 시장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간 부문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경색 해소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PF 수수료 적정화, 브리지론 이자율 완화, 잔금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등을 제시했다. 기본형 건축비를 단계적으로 현실화해 사업성을 높이고, 무주택 실수요자의 DSR 완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등 소비 진작책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실 문제를 안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일부를 주거용으로 용도 변경을 허용하는 방안과 등록임대 제도 정비 등도 언급됐다.
공공주택 공급 분야에서는 3기 신도시 조기 공급을 위한 택지 조성 기간 단축을 핵심으로 꼽았다. 공공택지 조성에만 평균 8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조성 공사 시기에 맞춰 외부 인프라 준공이 이뤄지도록 법령 개정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외에 지분자유적립형 공공주택 도입 등 다양한 수요층을 고려한 새 공급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부문에서는 과도한 개발 이익 환수 기조를 조정할 필요성이 부각됐다.
오유림/이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