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여보, 옆집은 6억이나 싸대"…잠실 아파트서 벌어진 일

2025.08.01 13:54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같은 단지, 같은 면적임에도 신규와 갱신 가격에 큰 차이가 나는 전셋값 이중가격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8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6% 상승했다. 지난해 12월까지 82주 연속 상승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잠시 보합을 거친 뒤 지난 2월부터 재차 26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는 송파구다. 이번 주 송파구 전셋값은 잠실·문정동 역세권 위주로 0.28% 뛰었다. 올해 누적으로는 3.68%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이중가격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 26일 15억원(13층)에 세입자를 들였다. 앞서 24일 11억5000만원(13층)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이틀 만에 같은 단지, 같은 면적 전셋값이 4억원 오른 것이다.


이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계약을 갱신한 거래와 신규로 체결한 전세 계약의 차이다. 2년 전 11억원에 체결한 전세 계약은 이번에 갱신하며 보증금을 5000만원 증액하는 데 그쳤지만, 새로 맺은 계약은 그간 오른 시세에 맞춰 15억원으로 이뤄진 셈이다.

잠실동 개업중개사는 "단지가 크다 보니 역에 가까운 앞쪽 동과 그렇지 않은 뒤쪽 동 사이에 전셋값 차이가 벌어지긴 하지만, 두 물건은 모두 역과 거리가 비슷한 앞쪽 동"이라며 "지난달만 하더라도 비슷한 동의 신규·갱신 전셋값 차이는 2억원 내외였는데, 최근들어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트리지움' 전용 84㎡ 또한 신규는 12억5000만원(18층), 갱신은 2억원 낮은 10억5000만원(10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레이크팰리스 역시 전용 84㎡에서 신규 전세 계약 14억원(21층)에, 갱신 전세 계약은 10억5000만원(13층)으로 3억5000만원 차이를 보였다. '잠실엘스' 전용 119㎡ 전셋값은 신규 17억5000만원(28층), 갱신 11억5000만원(3층)으로 6억원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전세 매물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전세 매물은 1166건으로, 1년 전 3069건에 비해 62.1%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전셋값 상승세와 이중가격 현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잠실동의 다른 개업중개사는 "전셋값이 오르니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적극 사용하고 있다"며 "결국 매물이 잠겨서 전셋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자치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광진구가 자양·광장동 위주로 전셋값이 0.12% 뛰었고 영등포구와 강동구도 각각 신길·여의도동 선호단지와 고덕·명일동 대단지 위주로 0.11%씩 올랐다. 용산구도 한남·문배동 역세권 위주로 0.09% 상승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전셋값이 내린 곳은 지난달 '메이플자이'가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0.05%) 뿐이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역·단지별 상승·하락 혼조세 나타나긴 하지만, 역세권·대단지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는 매물이 부족해 전셋값 상승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0.12%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대출 규제로 인한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상승 폭은 전주 0.16%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송파·오금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0.41% 뛰었고 성동구가 금호·옥수동 위주로 0.22%, 서초구는 반포·잠원동 주요단지 위주로 0.21% 올랐다. 광진구와 용산구, 양천구도 각각 구의·광장동 역세권과 문배·서빙고동 주요단지, 목·신정동 위주로 0.17%씩 상승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오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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