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59억 하던 아파트가 65억 됐다…대출 조여도 신고가 찍은 동네

2025.07.29 14:24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 시행 후 한 달이 지났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격 상승 폭도 줄었지만, 강남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신고가 거래도 꾸준히 나오는 모양새다.
6·27 대출 규제 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 81% '뚝'
2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 정부의 규제 발표 전인 지난달 23일 0.43% 올랐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도 못 미치는 수치다. 서울 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 폭은 △0.43% △0.4% △0.29% △0.19% △0.16%로 규제 발표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일 기준 7월 아파트 매매는 2243건에 그쳤다. 지난달 1만1811건에 비해 81.1% 줄어든 수치다.

서울 성동구의 한 개업중개사는 "규제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크게 줄더니 현재는 거래가 사실상 끊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강남권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6차' 전용면적 106㎡는 지난 19일 65억원(10층)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규제 발표 당일이던 지난달 27일 59억원(6층)에 거래되고 약 3주 만에 6억원 오른 셈이다.

같은 날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84㎡도 33억9500만원(26층)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마찬가지로 규제 이전인 지난달 32억원(11층)에서 1억9500만원 오른 액수다. 인근 '현대2차' 전용 84㎡도 지난 19일 이전 최고가보다 2억원 오른 32억원(4층)에 거래가 체결됐다.
"호가 안 내린다"…강남권 '똘똘한 한 채' 열풍 지속
그간 강남권 신고가 거래에서 언급된 '시차' 문제도 이제는 대부분 해소된 상황이다. 강남구를 비롯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매도자와 매수자가 계약을 약정하고 지자체로부터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뒤 약정한 계약이 효력을 발휘하는 형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규제 발표 이전 약정한 거래가 규제 이후 체결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이 7~10일 남짓이기에 최근 나오는 신고가 거래는 이러한 시차에서 벗어난 상태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KB부동산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7월 14억572만원을 기록했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4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상위 20% 평균 가격을 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5분위 배율도 12를 기록,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래 가장 높았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도 가격 상승 폭이 줄었을지언정, 상승 자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한 강남 3구에 속하는 송파구는 규제 이후 낮아지던 집값 상승률이 지난 21일 0.43%를 기록, 전주 0.36% 대비 반등하는 모습도 보였다.

개포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이전에 비해 거래가 줄긴 했지만, 그렇다고 호가가 내려가진 않았다"며 "신축 아파트나 재건축 호재를 지닌 아파트는 잠시간의 눈치싸움이 끝나면 다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대출 규제가 집값을 내리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2019년에도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있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며 "서울의 선호 지역에서 집값이 내리지 않는 것은 '똘똘한 한 채는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효과는 길어도 6개월이기에 시장 안정을 위한 후속 공급 대책이 나와야 한다"며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서울에 입주하는 아파트가 2만6000가구에 불과해 이전의 1년 치 물량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존 주택 매물이라도 늘리지 못한다면 주택시장은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오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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