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격화하는 개포우성7차 재건축 수주전…'삼성 vs 대우' 향방은

2025.07.21 10:53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맞붙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우성7차' 재건축 수주전이 격화하고 있다. 양사의 치열한 경쟁에 조합원들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우성7차 재건축조합은 오는 20일 1차 합동설명회를 열고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의 입찰 조건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과열 양상을 나타내는 수주전을 진정시키고 조합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양사가 진흙탕 경쟁을 이어가면서 이미 조합원들의 피로도는 높아진 상태다. 앞서 개포우성7차 조합원들에게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수주 조건을 비교한 보고서가 유출됐다. 해당 문건은 사업 조건 18개 항목 가운데 12개, 상품 조건 20개 항목에서 14개에서 삼성물산이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삼성물산은 이주비 등 AA+ 신용등급 조달 금리로 사업비를 한도 없이 빌려주며, 대우건설은 이보다 낮은 A 등급이기에 조달 금리가 2.0%포인트 높고 한도 역시 1조원 수준에 그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우건설의 '책임 준공 확약서'에 대해서도 법적 효력이 없다고 평가 절하하면서 삼성물산에 대해서는 '100% 준수'라고 대비했다.

법적 효력을 지닌 공식 제안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필수사업비 조달 금리를 'CD+0.0%'로 제시했다. 이주비(LTV 100%)를 포함한 사업비 전액을 책임 조달하고 사업 추진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1조원 규모 사업 촉진비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물산은 사업비와 이주비를 '한도 없이 최저금리'로 조달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구체적인 조달 금리는 제시하지 않았다.

책임 준공 확약의 법적 효력과 관련해서는 입장이 엇갈린다. 대우건설은 공식 제안서에 지체 상금, 손해 배상금, 위약벌 등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명시했고 삼성물산은 도급 계약서 내 공사 중단 불가 조항이 있어야 실질적인 보장이 된다는 입장이다.

중간에 끼인 조합원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조합원은 "여기선 맞는다고 하고 저기선 아니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도통 뭐가 뭔지 알 수 없어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도 "정확한 조건이 궁금해 홍보 부스를 찾아가니 상대방 조건은 거짓말이라 하더라"며 "가는 곳마다 말이 다르니 명확한 판단 기준이 서질 않았다"고 토로했다.

엇갈린 정보에 논란이 커지자 조합 측은 내부 커뮤니티를 통해 "삼성물산이 대우건설보다 낮은 금리로 사업비를 빌려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지했다. 이어 양사에 상대 건설사에 대한 허위 정보 배포를 자제해 달라는 공문까지 발송해야 했다.

수주 경쟁이 격화하며 양사는 이미 고소전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대우건설 협력사 직원이 조합원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도시정비법을 위반했다며 고발했다. 대우건설은 이를 부인하고 삼성물산이 미행과 몰래카메라 촬영 등 불법 사찰을 감행했다며 맞고소했다.

업계에서는 양사 모두 수주가 간절한 상황이기에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최근 압구정2구역 수주전에서 하차했는데, 경쟁사에 밀려났다는 인상을 남기지 않아야 압구정 타 구역에 진출할 수 있다"며 "그러려면 다음 수주처인 개포우성7차에서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대우건설도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리뉴얼해 처음 내놓는 시점"이라며 "수주전 격화가 당연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포우성7차 재건축 조합은 20일 1차 합동설명회를 개최하고 내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오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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