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역대급 대출 규제에도 10억 급등…'조용조용' 오르는 핵심지

2025.07.17 11:21
초강수 대출 규제가 포함된 '6·27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핵심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속도는 느리지만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약 3주 동안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모두 1만5301건으로 집계됐다. 규제 전 3주 동안 이뤄진 거래는 3만8973건이었는데 이보다 60.74% 줄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거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규제 전 8170건의 손바뀜이 있었는데 규제 후엔 1457건으로 82.17% 급감했다.

이어 △경기 –72.38%(1만2753건→3522건) △인천 –62.12%(2226건→843건) △제주 –57.53%(146건→62건) △경북 –43.39%(1325건→750건) △대구 –41.92%(1598건→928건) △울산 –41.07%(1042건→614건) △경남 –40.61%(2068건→1228건) △세종 –40.54%(148건→88건) 등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대출 규제는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봐야 한다"며 "집값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거래량이 쪼그라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국적으로 거래가 쪼그라들었지만, 아예 정지된 것은 아니다. 각 시도의 핵심 지역에 있는 아파트들은 하나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7차(73~77, 82, 85동)' 전용면적 157㎡는 지난달 30일 88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3월 거래된 77억5000만원보다 10억5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같은 동에 있는 '현대8차(성수현대:91~95동)' 전용 163㎡도 지난 8일 83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 지난 6월 거래된 75억원보다 8억원 더 올랐다. 압구정동은 동 전체가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대체로 고가의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대출 규제의 영향은 크지 않다.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준(準)강남이라고 불리는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에 있는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 114㎡는 지난 2일 27억원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지난 6월 기록한 신고가 30억원보다는 가격이 내렸지만, 규제 이후에도 고가 거래가 나왔다.

'인천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송도국제도시도 비슷하다.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센트럴파크3' 전용 110㎡는 지난 3일 18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송도 내에서 비교적 인프라가 갖춰진 공구에 있는 데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예정된 인천대입구역과 가까운 단지다.

대구에서도 알짜라고 불리는 수성구에서도 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204㎡는 지난 7일 28억원에 팔렸다. 지난달 기록한 27억9000만원보다 1000만원 더 올랐다. 부산에선 해운대구 중동에 있는 '엘시티' 전용 161㎡가 지난달 30일 31억원에 거래됐다.

이 밖에도 광주 남구 봉선동, 울산 남구 신정동, 대전 유성구 도룡동 등 각 시도 핵심지 내 대장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서울 핵심지는 전국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말할 것도 없고 각 시도에 있는 대장 아파트들도 지역 내 혹은 인근에서 관심 있어 하는 수요자들이 항상 있다"며 "대출 규제 이후 전국적으로 시장이 얼어붙은 게 사실이지만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는 거래가 이뤄지면서 시도별, 지역 내에서도 선호 지역과 비선호 지역의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인 6·27 부동산 대책을 시행했다. 이와 함께 다주택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를 적용해 신규 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에 나섰다. 전국 부동산 시장에서 대출 규제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이송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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