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갭투자 막힌 '마래푸' 거래 0건…강남 3구·한강벨트 관망세 뚜렷

2025.07.11 14:17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 벨트의 집값 급등세가 꺾였다. 정부가 지난달 말 ‘가계부채 관리 방안’(6·2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초강도 대출 규제에 나선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1주일 전 대비 0.29% 올랐다. 상승세는 지난주(0.40%)보다 둔화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 벨트 지역의 상승폭이 축소됐다. 강남구(0.73%→0.34%) 서초구(0.65%→0.49%) 송파구(0.75%→0.38%) 모두 급등세가 가라앉은 분위기다. 마포구(0.85%→0.60%) 용산구(0.58%→0.37%) 성동구(0.89%→0.70%) 등도 상승세가 약해졌다.

지난주 집값이 폭등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1.17%→0.46%)와 과천시(0.98%→0.47%) 등은 오름폭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반면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자금 부담이 덜한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은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 7월 첫주 0.29% 상승…오름세 둔화
거래 급감한 고가 단지들…집값 폭등 불씨는 여전
“며칠째 전화가 한 통도 안 와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때보다 심해요. 모두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서울 송파구 A공인중개소 대표)

올해 들어 집값이 급등하면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6·27 부동산 대책) 타깃이 된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 벨트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다. 수억원씩 상승 거래가 이어지던 재건축 단지도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등 당분간 조정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대책 발표 후 갭투자 급감”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1주일 전보다 0.29% 상승했다. 2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폭등세는 가라앉는 분위기다. 2주 전 0.43%, 지난주 0.40%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둔화했다. 정부 대책 발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줄었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등이 막히면서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어려워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성동구 금호동 B공인 대표는 “그동안 거래 10건 중 8건은 6억원 넘게 대출받고 1억원가량의 신용대출을 활용한 갭투자였다”며 “대책 발표 후에는 전화 문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27일 11건이 매매된 마포구 아현동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대출 규제 시행 후 신고된 거래가 0건이다.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역시 지난달 10일 전용 84㎡가 26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매매가 활발했으나 대책 발표 후 거래가 전혀 없다.

강남권도 일부 호가를 낮추는 단지가 나오는 등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7일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 전용 82㎡는 직전 거래보다 2억원 내린 53억원에 손바뀜했다. 최근 매도 호가는 6·27 대책 발표 전보다 5억원 이상 낮은 50억원대 초반에 형성돼 있다.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 지역 일부는 상대적으로 집값 오름폭이 확대됐다. 대출 제한으로 10억원 미만에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지역으로 관심이 옮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구로구 고척동 C공인 대표는 “그동안 쌓여 있던 매물이 최근 1주일 새 많이 거래됐다”며 “면적과 무관하게 4억~9억원대 아파트 손바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 “공급 대책 나와야 집값 안정”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아파트값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시장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택 공급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집값이 다시 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마포·동작·강동 등 한강 벨트는 갭투자가 상당히 많았던 곳이어서 조정 국면이 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여전히 주거 선호도가 높아 본격적인 하락세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대출 규제 약발이 먹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게 관건”이라며 “금리가 낮아지고 유동성이 풀리면 집값이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재건축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단기 수요 위축 속에 중장기적으로 매수세가 고가 주택 지역에서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등은 학군이 좋은 데다 실수요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 대책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6·27 대출 규제를 ‘맛보기’라고 공언한 만큼 강력한 후속 규제가 뒤따를 수 있다”면서도 “규제책이 장기적인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안정락/한명현/손주형 기자 jran@hankyung.com
안정락/한명현/손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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