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집값이 상승 폭은 줄었지만 계속 오르고 있다. 핵심 지역에선 신고가 경신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달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이후 "거래가 뜸하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현시점에 신고되는 거래는 이미 체결된 것들이란 설명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집값은 전주보다 0.29% 상승했다. 전주(0.4%)보다는 상승 폭이 줄었다. 다만 핵심 지역에선 상승 온기가 아직 식진 않았다.
성동구가 0.7% 올라 서울 25개구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있는 '텐즈힐(1단지)' 전용면적 148㎡는 지난 1일 24억9000만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8월 22억8000만원에 팔린 게 마지막 거래다. 약 1년 만에 2억1000만원 뛰었다.
금호동1가에 있는 '금호삼성래미안' 전용 84㎡는 지난 1일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역시 올해 최고가다. 지난달 26일 거래된 13억7000만원보다 8000만원 더 올랐다. 직전 신고가는 5월에 기록한 13억9000만원인데, 이보다도 6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금호동2가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84㎡도 지난 2일 19억1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5월 거래된 19억원보다 1000만원 더 올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특히 5월에 거래된 직전 최고가는 16층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에 거래된 최고가는 3층인데도 불구하고 신고가를 찍었다.

강남권에선 양천구가 0.55% 상승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양천구 목동에 있는 '목동신시가지4' 전용 96㎡는 지난 2일 28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4월 거래된 24억5000만원보다 3억5000만원 뛰었다.
같은 동 '목동신시가지7' 전용 66㎡는 지난 3일 25억46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거래된 23억5000만원보다 약 2억원가량 더 올랐다.
통계상에서 보면 신고가가 쏟아지고 있지만 현장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금호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값 상승세가 남아있긴 하지만 대출 규제 이후엔 분위기가 확실히 가라앉았다"고 말했고, 목동에 있는 B 공인 중개사 역시 "매수 문의가 확실히 줄었다. 일부 매물만 간헐적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축, 재건축 추진 단지 등 일부 선호 단지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시장 참여자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전반적인 매수 문의가 감소하는 등의 모습이 관찰된다"고 말했다.
서울 전셋값은 소폭 올랐다. 이번주 전셋값은 0.8% 올라 전주(0.07%)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강동구(0.25%)는 둔촌동과 고덕동에 있는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송파구(0.23%)는 잠실동과 신천동 역세권 단지에서, 용산구(0.22%)는 문배동과 이촌동에서 전셋값이 올랐다. 성동구(0.17%)는 옥수동과 행당동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광진구(0.13%)는 자양동과 구의동 학군지에서, 강서구(0.13%)는 화곡동과 마곡동 대단지 가격이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외곽지역과 구축 등에서 전셋값이 하향 조정되고 있고, 지역별로도 상승과 하락이 혼조된 상황"이라면서 "역세권, 대단지 중심으로 세입자들이 몰리면서 서울 전체 전셋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