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지금은 집 안 팔래요"…계약 무르고 매물 거두는 집주인들

2025.06.27 13:47

서울 아파트값이 주간 기준으로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매매 계약을 취소하고 매물을 거두는 집주인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43% 상승했다.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서울의 모든 아파트값이 22.36% 오를 정도의 초급등장이 벌어진 셈이다.

서울 집값 상승세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를 비롯한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매도 희망 가격 상승하고 있다"며 "상승 거래 사례가 포착되는 등 서울 전체가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구별로는 △성동구 0.99% △마포구 0.98% △송파구 0.88% △강남구 0.84% △서초구 0.77% △강동구 0.74% △용산구 0.74%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매수심리도 크게 개선됐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4.2로, 전주(102.8) 대비 1.4포인트상승했다. 특히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강남 3구가 속한 동남권은 111.2를 기록, 전주 109.5에서 한 주 만에 1.7포인트 뛰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선 100보다 크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현장에서는 추가적인 집값 상승을 기대해 매물을 거두고 계약을 무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매매 계약을 맺었다가 집주인이 며칠 만에 해지를 통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집값이 수억원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수천만원의 위약금을 내는 것이 차라리 이득이라는 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6508건으로, 전주 7만7811건에서 한 주 만에 1303건 감소했다. 석 달 전 대비로는 8만9842건에서 1만3000여건(15%) 줄어든 수치다. 서울 아파트 공급절벽이 본격화하는 점도 집값 상승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만7681가구지만, 내년에는 9640가구로 급감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한강벨트로 확산하더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까지 번지고 있다"며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층 불안 심리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오세성

이 정보가 유익했다면 소중한 사람들과 나눠보세요.

올해 종부세는 얼마일까?
세무서 방문 없이 예상세금 무료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