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또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금 안 사면 집을 못 살지 모른다”는 불안에 비싼 값에도 집을 사는 ‘패닉 바잉’이 서울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0.43% 올랐다. 지난주 0.36%를 넘어 올해 최고치다. 기간을 넓히면 2018년 9월 둘째주(0.45%)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넘어 한강 벨트(한강을 끼고 있는 서울 자치구)로 상승세가 확산하는 모습이 확연했다. 일부 자치구는 주간 기준 상승률이 부동산원이 주간 기준 아파트 매매가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성동구는 이번주 0.99% 올라 지난주 세웠던 역대 최고 상승률 기록(0.76%)을 다시 한번 깼다. 마포구(0.98%)도 지난주 역대 최고 기록(0.66%)을 경신했다. 광진구(0.59%)는 2018년 2월 첫째주(0.55%) 기록을 넘었다.

이밖에 강남(0.84%), 서초(0.77%), 송파(0.74%), 용산(0.74%), 동작(0.53%), 영등포(0.48%), 양천(0.47%) 등도 오름폭이 컸다. 서울 외곽 지역도 상승세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강북(0.04%→0.16%), 구로(0.09%→0.14%), 관악(0.07%→0.14%), 중랑(0.03%→0.09%), 동대문(0.04%→0.07%), 도봉(0.02%→0.06%) 등이 전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다 관망하던 매수세가 급하게 달라붙고 있다는 진단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 같은 단기 급등은 패닉 바잉과 갭투자 수요에 의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이 안정을 찾기 위해선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를 잡아야 하지만, 여건이 쉽지 않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고, 서울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과천(0.47%)와 성남 분당(0.67%) 등 서울 못지않게 올랐지만, 집값 급등은 아직 서울에 한정된 모습이다. 이번주 경기(0.03%→0.05%)는 소폭 상승세가 커졌고, 인천(0.01%→0.01%)은 지난주와 비슷했다. 지방(-0.03%→-0.03%)은 내림세를 지속했다. 부산(-0.05%→-0.04%), 대구(-0.05%→-0.07%), 광주(-0.06%→-0.07%), 대전(-0.03%→0.04%) 등 광역시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아파트 전세(0.07%→0.09)도 오르는 중이다. 경기(0.02%→0.03%)와 전국(0.01%→0.02%)도 상승했고, 인천(-0.03%→0.0%)은 보합으로 전환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