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서울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경기도 국민 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 가격 상승분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10년 매매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10년 이하 신축인 전용면적 84㎡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2015년 5억182만원에서 올해 12억2660만원으로 7억2478만원(144%) 올라 시세차익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의 21~30년 차 노후 아파트 전용 59㎡는 2015년 평균 매매가 2억9811만원에서 2025년 7억7820만원으로 올라 4억8009만원(161%)의 시세차익을 거뒀고, 서울에서 가장 적은 시세차익을 기록한 준신축(11~20년) 전용 59㎡도 10년 사이 4억7520만원(147%)의 시세차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서는 21~30년 차 노후 아파트 전용 84㎡가 2억8871만원에서 6억1434만원으로 3억2563만원(113%)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1기 신도시 등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아파트가 투자를 주도한 결과이지만, 서울 아파트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입지가 모든 것을 압도한다는 대원칙이 나타났다"며 "서울에서 준신축 전용 59㎡는 가장 적은 시세차익을 기록했지만,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시세차익을 낸 전용 84㎡ 노후 아파트보다 1억5000만원 가까이 더 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형과 연식을 모두 포함한 서울 아파트의 10년 평균 상승률은 143%로, 경기도의 70%를 두 배 넘게 압도했다"며 "서울과 경기도의 자산 증식 규모 자체가 다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는 신축 아파트가 많은 시세차익을 기록했지만, 실제 투자금 대비 오른 비율을 보여주는 '매매가 상승률' 측면에서는 서울에서도 21~30년 차 노후 아파트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15년 전용 59㎡ 노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9811만원이었지만, 올해는 7억7820만원으로 161%(4억8009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노후 아파트 전용 84㎡도 4억5837만원에서 11억7990만원으로 157%(7억2153만원) 상승했다.
이 대표는 "신축 효과가 줄어든 아파트에 낮아진 가격으로 진입해 10년가량 지나자 20년 차가 넘어가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노후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가치 투자 전략이라는 것이 데이터로 증명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용 59㎡ 소형 아파트의 높은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에만 국한된 현상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전용 59㎡ 평균 상승률은 150%로 전용 84㎡의 148%보다 높았으나, 경기도에서는 전용 84㎡ 평균 상승률이 71%로 전용 59㎡ 70%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는 진입 장벽이 낮은 소형 평수가 '가성비' 투자처로 부상했지만, 경기도에서는 여전히 가족 단위 실거주에 적합한 국민 평형의 가치가 유지됐다"며 "입지의 특성에 따라 최적의 투자 전략이 달라져야 하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