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30%대로 떨어졌다.
23일 부동산R114가 서울 25개 자치구 아파트 1006만가구(임대 제외)의 평균 가격을 표본 삼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전세가율은 37.1%로 집계됐다. 송파구와 강남구도 각각 38.4%, 39.1%로 30%대 수치를 보였다.
이들 지역 집값은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함께 급등했고 3월 확대 재지정을 겪으며 소강상태를 보이다 최근 재차 불이 붙었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4차' 전용면적 102㎡는 지난 5일 이전 최고가보다 37억7500만원 오른 60억원(1층)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도 이달 1일 40억원(12층)에 신고가를 썼고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 역시 이달 2일 32억원(20층)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들 지역의 전세가율은 올해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다. 강남구의 지난달 전세가율은 1월 대비 2.8%포인트 하락했고, 같은 기간 송파구는 2.7%포인트, 서초구는 2.4%포인트 내렸다. 강남 3구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전셋값이 매맷값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강남 이외 지역으로 집값 오름세가 확산하면서 서울 전체 전세가율도 45.2%까지 낮아졌다. 강남 3구 외에 △용산구 40.9% △양천구 44.2% △영등포구 45.6% △강동구 46.3% △성동구 46.4% 등도 전셋값이 매맷값의 절반에 못 미쳤다.
반면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금천구로 60.9%를 기록했다. △성북구 59.5% △중랑구 59.5% △강북구 58.3% △관악구 57.8%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의 전세가율은 2017년 초 70%대였으나 이후 집값 상승과 함께 하락하면서 2018년 5월 50%대를 기록했다. 이후 40∼50%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의 전세가율 45%대 기록은 2017년 1월 이래 최저치다.
전세가율이 낮은 지역은 그만큼 투자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전세가율이 낮아진 것은 사용 가치가 투자 가치를 못 따라간다는 의미"라며 "전세가율 하락에 따라 전세 레버리지(갭투자) 기능이 약화해 이제 서울은 갭투자도 본인 자금이 있어야 가능한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