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아직 덜 올랐다" 기대감 폭발…한 달 만에 2억 뛴 아파트

2025.06.23 14:30
서울 집값이 고삐 풀린 듯 오르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덜 오른 곳이 따라 오르는 ‘갭(가격 차) 메우기’ 장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값이 반등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그 전조로 꼽힌다. 매수세가 외곽보다는 한강을 끼고 있는 ‘한강 벨트’ 등 핵심지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단지에 집중되고 있다. 순차적으로 외곽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 온도 차 컸던 서울 집값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0.36% 올랐다.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2.7%에 이른다.

서울 안에서도 온도 차가 크다. 송파(7.6%), 강남(7.0%), 서초(6.3%) 등 강남 3구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서울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짙게 깔렸지만, 강남 아파트는 가장 확실한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일찍이 매수세가 집중된 까닭이다.

이른바 ‘한강 벨트’라 불리는 성동(4.7%), 마포(4.1%), 용산(3.9%), 강동(3.7%), 양천(3.7%), 동작(2.7%), 영등포(2.7%), 광진(2.5%) 등이 뒤를 이었다. 외곽인 도봉(-0.1%), 중랑(-0.1%), 노원(0.0%), 강북(0.1%), 금천(0.2%), 동대문(0.2%) 등은 올해 거의 오르지 못했다.

상반기에는 핵심지 대장 아파트와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올랐다면 하반기에는 갭 메우기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하반기부터 서울 외곽 등 중저가 주택에도 매수세가 흘러들면서 집값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강남이나 한강 벨트 안에서도 덜 오른 단지에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성북(0.13%→0.16%) 강서(0.06%→0.14%) 은평(0.09%→0.14%) 노원(0.07%→0.12%) 등에서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
‘갭 메우기’ 기대 큰 단지는
‘키 맞추기’는 그동안 관심을 덜 받았던 단지 중심으로 신고가가 잇따르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양천구 ‘신정 아이파크’ 전용 114㎡는 최근 24억원(8층)에 거래됐다. 지난달 직전 최고가(22억원·2층)보다 2억원 올랐다. 인근 ‘목동신시가지’ 단지들이 재건축 기대에 계속 오른 데 영향을 받았다. 마포구 ‘공덕현대’도 74㎡가 최고가인 12억4000만원(2층)에 손바뀜했다. 지난 2월 10억6500만원(3층)에서 2억원 가까이 뛰었다. 단지 규모가 183가구에 1989년 준공한 아파트라 주변보다 가격이 낮았다. 인근 단지가 계속 오르자 갭 메우기가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도·강 등 외곽으로 온기가 돌겠지만, 핵심지 안에서도 덜 오른 단지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전용 84㎡ 기준 실거래가가 18억원 이하인 대단지(1000가구 이상) 중 최근 한 달 새 매맷값이 5% 이상 오른 단지로 양천구 ‘목동한신청구’, 성동구 ‘텐즈힐2단지’, 광진구 '구의현대2단지'’, 동작구 ‘대방대림’, 용산구 ‘도원동삼성래미안’, 성동구 ‘행당한진타운’, 서대문구 ‘DMC파크뷰자이’ 등이 꼽힌다. 주변 새 아파트보다 싸지만, 지하철역과 멀지 않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게 공통점이다.

‘목동한신청구’는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을 단지 앞에 두고 있다. 목원초는 길을 건너지 않고 통학할 수 있다. ‘구의현대2단지’는 2호선 강변역 역세권 단지다. 1996년 준공됐지만 최근 2021년 최고가 수준을 다 회복했다. 재건축 기대, 광장동 학원가 인접, 동서울터미널 복합개발 등이 호재로 꼽힌다.

경전철 신림선 서울지방병무청역 앞에 있는 ‘대방대림’도 1993년 준공한 노후 단지다. 재건축 기대 등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전용 84㎡가 15억6000만원(17층)에 거래돼 지난달 14억3500만원(17층)보다 1억원 넘게 올랐다. ‘도원동삼성래미안’는 6호선 효창공원역과 5·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 공덕역 사이에 있다. 주변 마포·공덕 아파트 단지가 오르고 있어 갭 메우기가 일어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임근호 기자
임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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