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집값 상승, 남 얘기인 줄 알았더니"…8억 상계동 아파트 '들썩'

2025.06.20 14:21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핵심지를 넘어 서울 전역으로 번지면서 서울 집값 상승률이 6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핵심 지역의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외곽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집값마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6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36% 상승하며 전주(0.26%) 대비 상승 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6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핵심 지역 주도로 20주 연속 상승하면서 점차 가파르게 오르는 모양새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동구로, 금호·하왕십리동 선호단지 위주로 0.76% 치솟았다. 강남구도 압구정·대치동 재건축 추진단지 위주로 0.75% 뛰었고 송파구는 신천·잠실동 위주로 0.7% 올랐다. 강동구는 명일·암사동 대단지 위주로 0.69%, 마포구는 아현·염리동 위주로 0.66% 상승했다. 서초구와 용산구도 잠원·서초동과 이촌·이태원동 위주로 각각 0.65%, 0.61% 오름세를 이어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지정 소동으로 강남 3구와 마용성 부동산 시장이 달궈지는 동안 침묵을 이어가던 외곽 지역들도 본격적인 반등에 나섰다. 노도강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신고가 거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 전용 73㎡가 지난 12일 8억5700만원(8층)에 팔렸다. 직전 거래는 5월 기록한 8억원(7층)인데, 한 달 만에 5700만원 올랐다. 노원구 재건축 주요 단지인 월계동 미미삼(미륭·미성·삼호3차) 중 '미성' 전용 33㎡도 지난 13일 5억9900만원(2층)에 손바뀜됐다. 이달 초 5억7000만원(4층)에 거래되고 약 일주일 만에 3000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도봉구와 강북구에서도 반등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도봉구 쌍문동 '한양7차' 전용 84㎡는 지난 11일 5억9000만원(13층)에 새 주인을 맞았다. 직전 거래는 지난 2일 5억4900만원(11층)인데, 열흘도 되지 않아 4000만원 넘게 뛰었다. 인근 '현대1차' 전용 84㎡도 지난 10일 직전 거래보다 1100만원 오른 5억2800만원(13층)에 거래됐고, 강북구 수유동 '퍼스트뷰' 전용 46㎡도 지난 11일 직전 거래보다 1000만원 상승한 3억4300만원(7층)에 매매됐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제로 강남권 집값이 오를 때도 남의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는데, 최근에야 온기가 퍼졌다"며 "매수 문의가 늘고 집주인들은 급매물을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도봉구 쌍문동 개업중개사도 "대선 이후로 집을 보러 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추가적인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 주까지 보합에 머물던 이들 지역 집값은 최근 반등에 나섰다. 노원구 집값은 6월 셋째 주 0.12% 상승했고 도봉구는 0.02%, 강북구는 0.04% 올랐다. 특히 노원구의 경우 △0.04% △0.07% △0.12%로 매주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셋값은 0.07% 오르면서 전주 대비 상승 폭이 줄었다. 강동구가 고덕·명일동 학군지 위주로 0.3% 뛰었고 동작구가 흑석·상도동 주요 단지 위주로 0.15%, 영등포구도 영등포·여의도동 위주로 0.14% 상승했다. 광진구가 자양·구의동 주요 단지 위주로 0.13% 올랐고 송파구도 문정·잠실동 위주로 0.12%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 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상승 거래가 늘어나며 서울 집값 상승 폭이 커졌다"며 "서울 전셋값도 대단지와 교통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오세성

이 정보가 유익했다면 소중한 사람들과 나눠보세요.

올해 종부세는 얼마일까?
세무서 방문 없이 예상세금 무료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