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한 달 만에 실거래가격이 11억원 오른 아파트도 등장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5차' 전용면적 82㎡는 지난달 63억원(8층)에 팔렸다. 전월 52억원(14층)에 최고가를 기록하고 한 달 만에 11억원 오른 가격으로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인근 '신현대(현대 9·11·12차) 전용 183㎡는 이달 1일 101억원(5층)에 거래되며 단지 최초로 100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도 전용 107㎡가 지난달 54억5000만원(6층)에 손바뀜됐다. 3월 45억3000만원(3층)과 비교하면 9억원 넘게 오른 액수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수요자만 진입할 수 있지만, 집값 상승세가 재차 가팔라지고 매수심리가 들썩이며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값은 6월 둘째 주 0.51% 오르며 5주 연속 상승 폭을 확대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0.45% 뛰었고 송파구도 0.71% 치솟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금 집을 사야 한다'는 매수심리도 들썩이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집계한 5월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1.5로 전월(120.5)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3월(136.1)과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거래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강남구의 5월 거래량은 224건으로 전월 109건보다 2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53건에서 127건으로, 송파구도 130건에서 272건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 실수요자들이 선제적으로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 '오늘이 가장 싸다'는 심리가 형성됐다"며 "정부가 명확한 공급 로드맵을 제시하기 전까진 지금의 불안 심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