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3년간 누적된 주택 수요가 다시 폭발하고 있습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2025.06.16 14:13

부동산 시장에서 2~3년간 지속됐던 역대 최악의 거래 마비 상태가 올해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이 줄어들고 금리 또한 낮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 정부 출범으로 자산 시장을 억누르던 불확실성도 해소되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예전 평균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매매량은 2만567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 거래량 1만4501건에 비하면 대폭 늘어난 수준입니다. 월평균 거래량도 작년에는 3625건에 그쳤지만, 올해는 6418건으로 1.77배 늘면서 정상적인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1~2건의 신고가로 가격이 결정된 2021년 부동산 시장을 정상이라 볼 수 없듯, 하락가 1~2건으로 가격이 정해진 지난 2~3년 동안의 부동산 시장도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가격이 정상적으로 내리려면 거래량이 늘어야 합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이란 단어가 유행하던 2021년의 주택 수요는 어디로 갔을까요.

공급이 누적돼 주택 시장에 영향을 주듯, 수요 또한 누적돼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게 만듭니다. 서울의 적정 아파트 수요는 연간 4만8000가구라고 합니다. 연간 5만~6만건인 서울 내 결혼과 이혼 건수가 신규 수요에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어 더해 연립이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거주하는 분들이 아파트로 이전하고 싶어 하는 '상품의 대체 수요', 경기·지방·해외 등 '외부 지역의 대체 수요'를 포함하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이 많은 주택 수요가 수년째 누적되는 중입니다. 누적된 주택 수요를 파악하려면 지난 3년간 아파트 거래량을 비교해야 합니다. 3년간 거래가 눌려 있으면 그다음 해에는 규제나 경제 상황과 관련 없이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021년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주택거래 또한 그 이전 3년간 거래절벽으로 인한 결과물입니다. 이후 3년 동안 거래량이 줄었으니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2019년~2021년 3년 동안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397만가구였습니다. 2022년~2024년 등 최근 3년 동안은 전국에서 222만가구만 거래되며 반토막 났습니다. 수도권을 보더라도 2019년~2021년 3년 동안 거래된 아파트는 189만가구였지만, 2022년~2024년 3년 동안은 98만가구에 그쳤습니다. 현재 수도권에는 90만가구 넘는 주택 수요가 누적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2년부터 3년간 누적된 주택 수요는 올해부터 폭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일반적인 경우 우리는 이를 관망 수요라고 판단하지만, 현재 누적된 주택 수요는 대기수요에 더 가깝습니다. 이미 매입할 단지를 결정했고 대출과 실거주 등 여건만 된다면 언제든지 부동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수요입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되고 다시 확대 재지정될 때 이미 이런 주택 수요가 시장에는 많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단 한 달 만에 1만건이 넘는 주택 매입수요가 즉시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누적된 주택 수요가 다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기 전에 매수 수요를 조금씩 정상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수 수요를 정상화하는 과제는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가격상승 부담이 증가하면서 모처럼 안정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매수 수요 정상화를 미룬다면 부동산 시장의 왜곡은 그만큼 더 커져 향후 주택 가격이 더 많이 오를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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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심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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