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도시철도인 서울지하철 1호선은 1974년 개통했다. 당시 서울역부터 청량리역까지 9개 역을 오갔다. 이후 노선이 연장되고 경부선, 경인선, 경원선 등과 통합 운영되면서 1호선의 범위가 대폭 넓어졌다. 현재는 경기 연천과 인천, 충남 아산을 잇는 수도권의 대표 대중교통망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연장 공사를 통해 서울에서 시작한 지하철 노선이 수도권 외곽으로 확장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도 10여개의 연장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지하철이 연장되면 주민의 교통 편의성이 개선돼, 부동산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한다. 다만 지방자치단체 간 이해관계와 공사비 등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 연장선 구간은 배차간격이 긴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7호선은 양쪽으로 확장 공사

개통 시기가 가장 가까운 연장선 프로젝트는 인천1호선 검단 연장이다. 오는 28일부터 탑승객을 맞는다. 계양역에서 검단호수공원역까지 6.8㎞ 구간이 신설된다. 2021년 첫 입주를 시작한 검단신도시에 처음으로 지하철이 깔리게 된다. 검단 주민들의 출퇴근 여건이 한결 편해질 전망이다. 계양역은 공항철도 환승역이기 때문이다. 공항철도는 마곡, DMC, 서울역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 정차하는 노선이다.
4호선의 경우 연장선인 진접선(당고개역~진접역 추가)이 2022년 문을 열었다. 서울역이나 용산 등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4호선이 진접역을 넘어 북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기간 부동산 공약으로 4호선을 경기 포천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단순히 정차역을 추가하는 걸 넘어, 노선과 노선을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남양주시는 별내선(8호선 연장)과 진접선 연결 프로젝트를 재추진하고 있다. 별내역(별내선)과 별내별가람역(진접선)을 잇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대선 공약이나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내년에 진접차량기지가 완공되면, 진접역의 배차 간격이 다소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진접차량기지와 진접역의 배차간격은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7호선은 양쪽으로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서쪽에선 석남역(인천)에서 청라국제도시까지 ‘청라 연장’ 사업 공사가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동북쪽에선 도봉산역부터 경기 양주 옥정까지 7호선을 더 올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역시 2027년 개통이 목표다. 옥정을 넘어 포천까지 늘리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7호선은 서울 강남권을 지나는 만큼, 특히 효용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9호선-공항철도 직결사업 주목
강남과 여의도 등 핵심 업무지구를 지나 ‘황금 노선’이라 평가받는 9호선도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동쪽 종점을 현재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고덕강일지구로 변경하는 4단계 공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2028년 개통 예정인데, 최근 명일동 공사 현장 인근에서 대형 싱크홀(땅 꺼짐)이 발견돼 완공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9호선 연장선인 강동하남남양주선은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까지 9호선을 깔리게 된다.
9호선과 공항철도의 직결 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만약 직결이 된다면 인천공항에서 내려 환승 없이 강남이나 잠실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3호선 연장선인 송파하남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종점은 오금역인데 하남 교산지구를 거쳐 하남시청역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3기 신도시 광역교통대책 일환으로 첫발을 뗐다.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을 서울 도봉구 방학동까지 연장하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노선 연장사업이 지자체 간 갈등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5호선 연장이 대표적이다. 자기 지역에 유리하게 노선을 설정하기 위해 인천과 김포가 맞붙었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조정안을 내놨지만, 아직 갈등이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