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집값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집값은 상승 폭을 키워가고 있지만 지방 집값은 낙폭이 커졌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26일) 기준 서울 집값은 0.16% 올라 전주(0.13%)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핵심 지역 집값이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강남구는 0.39% 올랐다. 압구정, 대치동 등 재건축 추진 단지가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8차(성수현대:91~95동)' 전용면적 115㎡는 지난 10일 62억원에 손바뀜했다. 이 면적대는 지난달 28일 56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열흘 만에 5억5000만원 상승했다.
같은 동에 있는 '현대6차(78~81,83,84,86,87동)' 전용 144㎡도 지난 2일 75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7월 54억8000만원에 팔린 이후 첫 거래다. 당시보다 20억2000만원 상승했다.
송파구 집값도 잠실동과 신천동에 있는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0.37% 뛰었다. 잠실동 '주공아파트 5단지' 전용 82㎡는 지난 15일 40억5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 거래된 37억5500만원보다 2억5000만원 상승했다. 신천동에 있는 '장미2' 전용 71㎡도 지난 21일 24억8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8일 거래된 24억원보다 8000만원 높게 팔렸다.
서초구는 반포동과 서초동을 중심으로 0.32%, 양천구는 목동과 신정동에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단지 위주로 0.31% 뛰었다. 강동구도 고덕동과 상일동에서 거래가 이어지면서 0.26% 올랐다.

강북권에서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했다. 마포구는 아현동과 염리동 주요 단지 위주로 0.23% 올랐다. 아현동에 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1단지' 전용 84㎡는 지난 23일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6일만 해도 20억9500만원에 팔렸는데 이 가격보다 1억5500만원 상승했다.
용산구(0.22%)는 이촌동과 도원동이 집값을 견인했다. 이촌동에 있는 '한가람' 전용 59㎡는 지난 21일 20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달 초만 해도 19억9000만원으로 20억원을 밑돌았는데 중순 이후부터는 20억원대 거래가 나왔다.
성동구(0.18%)는 행당동과 금호동 위주로, 광진구(0.15%)는 광장동과 자양동을 중심으로 올라 핵심지 주변으로 집값 오름세가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등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고 이에 맞춰 상승 거래도 나오고 있다"며 "일부 단지에선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 전체 집값은 상승했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 집값은 낙폭이 커졌다. 지방은 이번주 0.08% 내렸다. 전주(0.06%)보다 소폭 더 하락했다.
대구가 0.14% 하락했다. 달서구(-0.19%)가 가장 큰 폭 내렸는데, 입주 물량 영향이 있는 용산동과 도원동을 중심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달서구 도원동 '서한이다음레이크부' 전용 59㎡는 지난 26일 2억89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엔 3억원에도 팔렸던 곳이다.
광주도 0.09% 내려 전주(-0.07%)보다 낙폭이 커졌다. 동구(-0.15%)가 계림동과 학동 위주로, 서구(-0.13%)는 치평동과 화정동 구축을 중심으로, 광산구(-0.1%)는 운남동과 신창동 대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나왔다.
8개도도 0.05% 내려 전주(-0.03%)보다 더 하락했다. 경북이 0.16% 내려 전주(-0.06%)보다 큰 폭으로 내렸는데, 경산시(-0.37%)와 구미시(-0.3%) 집값이 크게 내린 데 따른 영향을 받았다.
다만 세종은 0.1% 상승했다. 전주(0.3%)보단 상승 폭이 줄었지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곡동과 나성동 학군지를 비롯해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지속 상승 중이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내놓은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집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단 분석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