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서울 국평인데 이 가격이면 싸다"…관심 폭발한 새 아파트 [주간이집]

2025.05.28 11:55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이지만 결국 수요의 힘이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시리즈를 통해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와 함께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 단지의 동향을 포착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분양 물량에 예비 청약자들이 관심이 쏠렸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이 이들을 사로잡은 가장 큰 매력입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34평) 가격이 10억원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28일 아파트 종합정보 앱(응용프로그램) 호갱노노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19~25일) 기준 방문자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들어설 예정인 '고덕강일대성베르힐'이었습니다. 지난 23일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온 이후 2만9468명이 몰렸습니다.


고덕강일대성베르힐은 서울 고덕강일지구에 들어섭니다. 이곳은 택지개발지구인데 대규모 주거단지를 비롯해 상업·업무·교육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질 예정입니다. 지하 2층~지상 15층 13개동, 전용면적 84㎡와 전용 101㎡ 모두 613가구가 지어집니다.

택지개발지구란 의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단 얘기입니다. 전용 84㎡ 분양가(최고가)는 9억8200만원입니다. 전용 101㎡도 11억2000만원에 불과합니다. 3.3㎡당 2888만원으로 3000만원도 되지 않죠.

올해 서울에서 분양했던 단지(강남권 제외)들의 가격을 살펴보면 △중구 황학동 '청계 노르웨이숲' 3.3㎡당 4450만원 △구로구 고척동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3.3㎡당 3648만원 △은평구 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3.3㎡당 4500만원 등 고분양가에 예비 청약자들이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도 합리적입니다. 상일동에 있는 '고덕리엔파크3단지' 전용 84㎡는 지난 3월 12억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이 단지는 2283가구의 대단지인데 국민임대 542가구, 장기전세 1272가구가 포함돼 민영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단지입니다. 그럼에도 민간분양인 고덕강일대성베르힐 분양가가 시세보다도 더 낮은 셈입니다.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강일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상일IC와 강일IC가 가까워 차를 가지고 다녀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단지 주변엔 코스트코, 이마트 등 대형 상업 시설이 있는 데다 고덕수변생태공원, 미사호수공원 등 다양한 공원도 있습니다.

이 단지 분양 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택지지구에 지어지는 단지라 분양가 부담이 적다"며 "강동구라는 입지적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로 관심이 많았던 곳은 은평구 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입니다. 이번주에만 2만9428명이 몰렸습니다. 이 단지 역시 예비 청약자들이 가격에 주목했는데요.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전용 59㎡ 분양가(최고가)는 11억5060만원, 전용 74㎡ 분양가는 13억7820만원이었습니다. 인근에 있는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7차' 전용 59㎡는 지난달 9억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다만 높은 가격에도 청약 성적은 선방했습니다. 지난 20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218가구 모집에 2408명이 몰렸습니다. 평균 경쟁률은 11.04대 1을 기록했습니다. △전용 59㎡C가 33가구 모집에 474명이 접수해 14.36대 1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습니다. 나머지 면적대는 한 자릿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습니다.

특별공급 성적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217가구(기관 추천분 제외)를 모집하는 특공에 1180명이 도전했습니다. 평균 경쟁률은 5.43대 1입니다. 생애최초에 751명, 신혼부부에 376명, 다자녀에 48명, 노부모 부양에 15명 등입니다.

이렇듯 서울 청약에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갖는 까닭은 먼저 서울이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서입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 공급되는 물량은 4만7424가구입니다. 올해는 적정 수요 4만6659가구를 웃돌지만 △2026년 4112가구 △2027년 1만306가구 △2028년 3080가구 △2029년 999가구 등으로 공급이 급감할 예정입니다.

분양가가 점차 오르는 점도 부담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하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의 3.3㎡당 분양가는 전월과 같은 수준인 4428만40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전월과 분양가가 같았던 이유는 2개월 연속 분양 단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높은 가격의 분양이 쏟아지면서 향후 분양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기존 예상보다는 적은 청약자들이 몰렸지만 높은 분양가에도 서울에서 나올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점,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점 등이 예비 청약자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이송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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