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강남구 등 서울 일부 지역 가격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와 양천구 등 고가 재건축 단지에 수요가 집중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록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재지정된 이후인 3월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1억659만원으로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된 한 달간 평균 가격(14억9792만원)보다 3억원가량 떨어졌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거래가 감소한 가운데 중저가 위주로 거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5개 구 중 강남구 양천구 등 10개 구에서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구 매매가는 26억6038만원에서 43억817만원으로 61.9% 뛰었다. 양천구도 13억1953만원에서 14억2275만원으로 가격이 올라 7.8%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강북구(7.3%) 관악구(3.1%) 도봉구(2.3%)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송파구도 같은 기간 0.67% 올랐다.
대선 후보들이 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운 데다 알짜 정비 사업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인식에 재건축 단지로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재건축 단지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6·7차’ 전용면적 144㎡는 이달 2일 75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썼다. ‘현대 1·2차’ 전용 198㎡도 지난달 105억원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양천구 목동 ‘목동 6단지’ 전용 115㎡는 지난달 신고가인 28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26억9500만원)보다 1억500만원 높았다.
반면 15개 구는 평균 매매가가 뒷걸음질 쳤다. 서초구 매매가가 29억164만원에서 22억1417만원으로 23.6% 내려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용산구도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인 이후 아파트 가격이 6.8% 내렸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