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오피스텔·빌라·상가 등 집합건물 생애 최초 매수자가 약 3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비중이 절반에 가까웠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도 공급난 우려가 지속돼 30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집합건물을 사들인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는 506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5037건)에 이어 두 달 연속 5000건을 웃돌았다. 2021년 11월(7886건) 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가 2523명으로 49.8%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집합건물을 산 사람 2명 중 1명은 30대라는 의미다. 40대(1100명·21.7%), 50대(582명·11.5%), 20대(568명·11.2%) 등이 뒤를 이었다.
30대 생애 최초 매수자는 업무지구와 붙어 있거나 도심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에서 아파트 등을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서구(197명)와 송파구(161명), 동대문구(158명), 성동구(140명), 동작구(139명) 등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7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8일 17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2021년 9월 기록한 같은 면적 최고가(17억5500만원)를 바짝 따라붙었다.
정부가 지난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비율(DSR) 2단계 규제를 시행했지만, 서울에는 대출을 통한 주택 마련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리 정책대출의 영향도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서구 A공인 관계자는 “직장이 마곡지구 인근인 20~30대 매수자 문의는 꾸준한 편”이라며 “금리 추가 인하 기대 속에 매수가격의 절반가량을 대출로 조달하는 영끌 신혼부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