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경부선’으로 불리는 중앙선 완전 개통을 비롯해 중부내륙선, 동해선 등 주요 철도망이 연내 깔릴 예정이다. 영천과 문경 등 경북 부동산 시장이 철도 호재를 바탕으로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접근성이 한층 개선되기 때문이다. 새로 생기는 주요 노선이 집결하는 부산 부전역 일대도 수혜가 예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천~청량리, 2시간대 이동
11일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오는 12월 중앙선 도담(충북 단양)~경북 영천 구간(145.1㎞) 복선전철화 사업이 마무리된다. 2021년부터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KTX-이음이 중앙선을 타고 경북 안동까지 운행하고 있다. 향후 부산 부전역까지 도달하게 된다. 제2의 경부축이 완성되는 것이다. 영천역에서 청량리역까지 무궁화호로 4시간 넘게 걸리는 운행 시간이 복선화 이후 KTX가 투입되면 2시간 내로 단축된다.
11월 개통하는 중부내륙선 이천~문경 구간(93.2㎞)도 관심이다. 문경에서 수도권 핵심 지역인 판교역(경기 성남)까지 고속열차가 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중부내륙선은 향후 경남 거제까지 이어진다. 수서광주선(2030년 개통 예정)이 뚫리면 서울 수서역까지 연결돼 중부내륙선의 가치는 더 오를 전망이다. 중앙선도 수서광주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표찬 싸부원 대표는 “수서광주선은 중앙선과 중부내륙선, 경강선 등을 잇는 핵심 노선”이라며 “청량리역은 기존 전철 구간 때문에 인근에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다소 외곽이라는 아쉬움이 있는데, 중앙선을 타고 수서역까지 갈 수 있게 되면 수요가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영천(0.8%), 영주(0.65%), 안동(0.64%), 문경(0.41%) 등 경북 내륙 지역 아파트값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포항(-0.15%)과 구미(-0.14%), 경산(-0.45%), 대구(-0.42%) 등 지역 내 중대형 도시가 내림세를 보인 것과 대조를 이뤘다. 철도 호재 등이 집값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북 동해안 지역은 동해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12월 삼척(강원)~포항 구간(166.3㎞)이 개통하면 부산에서 강릉을 연결하는 동해안축 철도망이 갖춰져서다. 중간에 있는 울진과 영덕 등은 주요 대도시 접근성이 좋아지고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
○부전역·서대구역 일대 관심
부산의 철도 중심지는 경부선이 지나는 동구 부산역이다. 연내 개통하는 중앙선과 동해선은 부산 부전역이 출발지라는 게 공통점이다. 낙후지역에 속하는 부산진구 부전역 일대 부동산 시장이 철도 인프라를 바탕으로 활기를 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통 편의성 증가로 유동 인구가 늘고 상권이 발달하면 인근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부전역엔 내년 상반기 개통을 목표로 부전~마산 복선전철도 들어설 예정이다.
부전역 근처에서 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등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공사비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부산 최대 규모 재개발인 촉진 2-1구역이 대표적이다. 시공 계약을 맺은 포스코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부산 최초로 적용해 아파트 1902가구 등을 짓기로 했다. 지역에선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서대구역 인근이 주목받고 있다. 12월 지방의 첫 광역철도인 대경선(대구권 광역철도)이 탑승객을 맞는다. 구미와 왜관, 서대구, 대구, 동대구, 경산 등 대구·경북 지역 총 8개 역을 오간다. 2022년 KTX가 정차하기 시작하며 서대구역 유동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경선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대구역엔 달빛철도(광주대구선)와 대구·경북 신공항철도 등도 추진되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